전체 글5 <아는 것으로부터의 자유> 지두 크리슈나무르티 아는 것에서 벗어나 스스로 탐구하라 이 책을 읽게 된 계기는 단순했다. 읽어야 했기 때문이다. 특별한 기대 없이 펼쳤지만, 읽어 내려가는 동안 평소 내가 품고 있던 생각들과 겹치는 문장을 여럿 만났다. 지두 크리슈나무르티의 『아는 것으로부터의 자유』는 과거의 지식, 경험, 기억, 신념 등 이미 아는 것에 의해 조건화된 마음에서 벗어날 것을 이야기한다. 진정한 자유란 외적 조건의 변화가 아니라 내면의 조건화를 자각하는 데서 시작된다는 것이다. 짧은 분량이지만 문장 하나하나가 밀도 있어서 읽는 속도보다 곱씹는 시간이 훨씬 길었다. 쉽게 읽히는 책은 아니다. 저자는 논리적 설득보다 질문과 선언을 반복하는 방식으로 글을 전개하기 때문에, 익숙한 독서 방식으로는 잘 잡히지 않는 구간이 많다. 하지만 그 낯선 리듬.. 2026. 5. 3. <이토록 뜻밖의 뇌과학> 리사 펠드먼 배럿 뇌는 생각보다 뜻밖의 방식으로 작동한다뇌과학이라는 주제는 늘 흥미롭지만, 막상 책을 펼치면 전문 용어와 실험 데이터에 막히기 일쑤다. 그래서 뇌과학을 쉽게 풀어쓴 책이 나오면 반갑게 집어 드는 편이다. 리사 펠드먼 배럿의 『이토록 뜻밖의 뇌과학』도 그런 기대로 읽기 시작했다. 원제가 'Seven and a Half Lessons About the Brain'인 만큼 7.5개의 짧은 강의로 구성되어 있어 가볍게 읽힐 줄 알았다. 하지만 생각만큼 쉽지는 않았다. 특히 후반부로 갈수록 정동, 사회적 실재 같은 개념이 등장하면서 속도가 느려졌다. 그럼에도 이 책은 뇌에 대한 기존 상식을 뒤집는 흥미로운 관점으로 가득했다. 뇌는 생각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몸을 관리하기 위해 진화했다는 0.5강의 전제부터.. 2026. 4. 23. <감정이 알려주는 것들> 에스더 힉스 & 제리 힉스 감정이 알려주는 것들 - 300 페이지짜리 '렛잇고'에스더 힉스와 제리 힉스 부부가 전하는 '에이브러햄'의 가르침. 이 한 문장만으로도 이미 호불호가 갈릴 것이다. 비물질적 존재의 집합체가 한 여성의 입을 빌려 우주의 진리를 전한다니, 어떤 독자는 경이로움을 느낄 것이고, 어떤 독자는 책을 덮을 것이다. 나는 어찌 되었든 끝까지 읽었고 솔직하게 말하겠다. 이 책의 핵심은 세 음절, 또는 세 마디로 요약된다.Let it go (렛잇고) 디즈니 애니메이션 의 엘사가 이미 13년 전 노래로 다 전해준 이야기다. 차이가 있다면 엘사는 3분 만에 끝냈고, 이 책은 300 페이지에 걸쳐 서술했다는 것뿐이다.엘사 vs. 에이브러햄 힉스은 2007년에 출간된 에이브러햄 힉스 시리즈의 한 권이다. 끌어당김의 법칙(Law.. 2026. 3. 17. <만다라차트 실천법> 마츠무라 야스오 만다라는 계획표가 아니라 나를 인식하는 도구다 만다라 차트라는 도구를 처음 알게 된 것은 2021년 '책과강연'의 만다라 차트 세미나를 통해서였다. 당시에는 9칸짜리 표에 목표를 쓰고 실행하는 자기 계발 도구 정도로 이해했다. 하지만 마츠무라 야스오의 을 읽고 나서 그 인식이 완전히 바뀌었다. 이 책은 수첩 사용법을 알려주는 실용서가 아니었다. 내가 나를 어떻게 바라보고 운영할 것인가를 묻는 책이었다. 특히 저자가 만다라 차트 한가운데에 무엇을 적느냐가 곧 지금 내 삶의 중심축으로 무엇을 인정하느냐의 문제라고 말하는 대목에서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만다라는 단순히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계획표가 아니라, 내가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고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자기 인식의 도구였다. 이 글에서는 책의 핵.. 2026. 3. 6. <위로는 서툴수록 좋다> 이정훈 서툰 위로가 더 깊이 남는 이유 – 이정훈 산문집 리뷰2021년 '책과강연'의 만다라 차트 세미나, 그리고 '백일백장' 1기 활동을 통해 이정훈 작가를 처음 접했다. 여러 프로그램에서 마주한 그는 늘 차분했고, 무엇보다 타인의 말을 경청하는 태도가 몸에 밴 사람이었다. 몇 발자국 떨어져 지켜본 그의 태도는 이번 산문집 속에 거의 완벽하게 구현되어 있다. 과장하지 않고, 먼저 듣고, 조용히 정리해 말하는 방식. 총 41편의 산문 곳곳에서 그 일관된 태도를 만날 수 있었다. 정답을 강요하는 대신 고요한 여백으로 마음을 두드리는 이 책의 리뷰를 남긴다. 물의 기억으로 그려낸 삶의 윤곽책에 실린 38번째 산문 '파도는 알고 있을까'는 물의 기억으로 시작한다. 울릉도에서 태어나 제주에서 군 복무를 하고, 섬나라.. 2026. 3. 6. 이전 1 다음